Pinch Moment

서초구 양재동 임대 상가 건물 산책기

Antyoon Pinch Me 2025. 4. 29.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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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임대 중이네”

Words by Jeong-Yoon Lee

 

동네를 찬찬히 돌아다니다 보면 요즘 유독 눈에 잘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바로 “임대”.

 

코로나 이후로 훨씬 더 자주 보이기 시작한 상가 임대 광고들.

코로나 전에는 1층 상가마다 다들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하나둘 “임대”가 붙기 시작하더니,

1년이 지나도 여전히 비어 있는 곳이 제법 많다.

 

그 앞을 지나칠 때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다.

“여기 원래 뭐 하던 곳이지?”

사람들이 무심코 내뱉는 말들 속에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스며 있었다.

 

한때는 재빠르게 카페가 들어섰던 자리도

지금은 1년 넘게 비어 있다.

슬쩍 신경이 쓰인다.

 

새로 들어서는 가게를 보면 거의 대부분이 편의점이나 카페.

그나마 얼마 전에는 동네 타코 가게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들었다.

괜히 내 가게도 아닌데,

‘여긴 뭐가 들어오면 좋을까?’

혼자 고민도 해본다.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오래 비어 있던 곳에 안경점이 새로 생긴 것.

이제 우리 동네엔 안경점이 세 개나 된다.

은근히 든든하다.

 

임대 중인 건물 안쪽까지 들어가서 구석구석 둘러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지금은 그냥 건물 바깥에서 슬쩍슬쩍 사진만 찍는다.

 

크고 근사한 상가부터

아담하고 귀여운 소규모 가게까지

다양한 곳들이 하나둘 채워졌으면 좋겠다.

 

요즘은

“폭싹 속았수다”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입지가 안 좋아도 될 가게는 결국 입소문 탄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나만의 바람을 얹자면,

동네에 말차 가게 좀 생겼으면 좋겠다. (하하)

 

전문가처럼 가격이나 크기, 조건 같은 것도 알려주고 싶긴 하지만

그런 건 직접 임대 문의 전화 한 통 걸어보는 걸로!

 

동네를 기록하는 기분으로,

오늘도 소소한 산책을 마친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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