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평론가 마틴 울프(Martin Wolf)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2025. 4. 9. 19:58Pinc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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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과도해서는 안 된다”

Words by Jeong-Yoon Lee

 

언제부턴가 과잉보다는 차라리 결핍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마틴 울프의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를 펼치자마자 눈에 들어온 문장이 “무엇이든 과도해서는 안 된다”였는데, 그 말이 너무 강하게 와닿아서 바로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로 바꿔버렸습니다.

 

사실 이 책은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보다 먼저 대출했는데, 표지만 봐도 뭔가 구체적이고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비교적 쉽게 읽힐 것 같은 『신호와 소음』을 먼저 읽고 나서, 이 책은 대출 연장을 해두고 도서관에서 하루에 조금씩 읽기 시작했어요. 마침 등산 다녀오던 길에 도서관에 들러 하루치 독서를 마치니, 하루가 괜히 더 뿌듯하게 마무리되더라고요.

 

알고 보니 저자 마틴 울프조차도 이 책을 완성하는 데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독자인 우리는 또 얼마나 오래 걸리고 어렵겠어요. 그래서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에 100페이지씩만 읽자고 마음먹었고, 대충 넘기는 페이지 없이 차근차근 읽는 걸 목표로 했어요.

 

 

 

요즘 한국 사회와 경제, 정치 상황과 맞물리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책 내용이 비교적 더 생생하게 다가왔고, 『신호와 소음』보다 더 흥미롭게 읽히더라고요.

 

가끔 생각해요. 만약 내가 지금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올해 읽은 이 두꺼운 책들을 과연 평생토록 읽을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책 두께가 거의 벽돌 수준이라, 일하면서는 정말 오래 걸렸을 것 같거든요. 그에 비해 도서관이라는 공간 덕분에 끊기지 않고 릴레이처럼 이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저는 사회, 경제, 정치 쪽에는 관심이 거의 없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런 주제에 눈을 뜨고 책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게 스스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보면, 요즘 사람들은 무슨 책을 읽는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데, 특히 어르신들께서 미국 경제 관련 책들을 많이 보고 계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연령대가 사회와 경제, 정치에 가장 큰 관심을 갖는 시기가 아닐까 싶었어요.

 

아직 영상은 보지 못했지만, 기안84가 ‘기안이쎄오’ 제작발표회에서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고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요. 저는 그 말에 정말 공감했어요. 결국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제대로 해내는 게 애국심이니까요. 개인적으로 회사를 차리거나 사장이 될 마음은 없지만, 직원으로 일하면서 늘 생각했던 건, 새로운 브랜드가 태어나고, 그 브랜드가 잘 자라서 기업이 되고, 그렇게 성장한 기업이 결국 나라의 경제를 떠받치는 큰 기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어요. 기대는 어차피 제 몫이니까요.

 

저처럼 사회, 경제, 정치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도 이 책을 한 번 읽고 나면, 왜 지금 우리 사회가 이토록 혼란스러운지 이해되는 부분들이 꽤 많아질 거예요. 마치 퍼즐 조각이 맞춰지듯, “아~ 그래서 이런 현상들이 생긴 거였구나!” 싶은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가 속한 이 사회의 시민으로서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지 되짚어보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요즘 한국이 유난히 소란스럽잖아요. 모든 건 제자리에 있어야 제대로 돌아가듯, 나부터가 제대로 된 인간이었나? 하는 깊은 반성과 용기를 가지게 되는, 그런 점검의 시간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남은 2025년엔 좋은 소식이 많은, 그런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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